척추가 분리되었다고?
안녕하세요. 올바르고 정확한 척추 질환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신경외과 척추전문의 502입니다. 여담이지만, 오늘로 제가 7번째 글을 쓰는 날입니다. 딱 일주일이 되었네요. 이 글을 보고 있는 여러분처럼 저도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 기간 동안 이렇게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글을 써보는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어쨌든 글을 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저의 의학 지식과 진료 경험을 총동원해야 하며, 그것을 단지 의료인이 아닌 다수가 봐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내용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계속 열심히 저의 의학 지식과 경험을 나눌 수 있게 포스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척추 분리증(spondylolysis)이라고 하는 질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척추 분리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척추뼈의 구조를 자세히 살펴보아야 합니다. 척추뼈는 앞쪽의 척추체(vertebral body)와 뒤쪽의 극돌기(spinous process) 및 후궁(lamina)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척추체와 척추 후방뼈(극돌기, 후궁)를 연결해 주는 부위를 척추경(pedicle)이라고 합니다. 척추 후궁에서 위, 아래 관절돌기라는 것이 나오는데, 위 척추뼈의 아래 관절돌기(inferior articular process)와 아래 척추뼈의 위 관절돌기(superior articular process)가 만나서 후관절(face joint)을 이루게 됩니다. 위, 아래 관절돌기 사이를 협부(pars)라고 부르는데, 이 협부가 갈라지는 것을 척추 분리증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제가 환자분들에게 설명드릴 때는 단순히 척추 뒤쪽의 뼈가 갈라지는 질환이라고 설명하거나, 혹은 척추뼈가 끊어졌다고 표현합니다. 이렇게 설명드리면 대 부분의 환자분들이 놀랍니다. "뭐라고? 내 척추뼈가 끊어졌다고?"라면서요. 제가 다음으로 설명드리지요. 척추뼈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몸통을 이루고 있는 척추체인데 그 부분이 아니라 뒤쪽의 작은 뼈가 끊어진 상태라고요. 척추 분리증은 크게 보면 젊은 나이에 생기는 경우와 고령에서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 몸의 모든 뼈는 태어나서 성인이 될 때까지 계속 성장을 하게 됩니다. 크기와 길이만 커지는 것이 아니라 원래는 조금씩 분리되어 있던 뼈들이 골화 과정을 거치며 붙게 되는 부분도 있지요. 젊은 나이에 생기는 경우는 이러한 골화의 과정에서 실패되는 경우입니다. 자연적으로 그러한 경우도 있겠지만, 대개는 반복적이거나 큰 외력에 의하여 골화가 실패가 되는 경우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런 경우 대부분 모르고 지내다가 나중에 우연히 발견하거나, 다른 질환인 척추전방전위증으로 진행되어 발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두 번째로 고령에서 생기는 경우입니다. 이미 골화가 완성되어 정상적으로 붙어있는 뼈도 반복적으로 물리적인 스트레스가 가해지면 피로골절 형태의 골절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도 사실 증상이 없이 지내다가 나중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젊은 연령에서 생기는 경우나 고령에서 생기는 경우나 증상이 없이 지내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들은, 허리를 삐끗해서 x-ray나 CT검사를 해서 발견되는 경우도 있고, 교통사고나 난 후 검사를 했는데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 건강 검진 상에서 발견되는 경우들이 대부분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세 가지의 경우 모두에서 우연히 발견된 것이기 때문에 비록 척추 분리증으로 진단되었다 하더라도 질환 자체에 대한 특별한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고, 증상이 있다면 그에 따른 약물 치료나 물리치료 등의 대증 치료를 하게 됩니다. 척추 분리증은 뼈가 갈라져 있는 것이기 때문에 치료라 하면 수술로 핀을 고정해 척추뼈를 고정해 주는 것인데, 우연히 발견된 상황에서 증상도 심하지 않은데 그러한 수술을 한다는 것은 사실 말이 안 되는 것이지요. 그럼 뼈가 갈라져있는 것을 알고서도 방치를 해도 되는 것일까요? 어떠한 질환이든 방치가 되어 심해지면 나중엔 치료하기가 더 어려워집니다. 제가 자주 드는 비유 중에 하나가 환경오염입니다. 환경을 오염시키기는 쉬워도 다시 깨끗하게 만드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우리 몸도 망가지는 건 쉬운 일이지만 다시 건강한 상태로 돌아가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따라서 사전에 악화가 되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우연히 발견된 경우에도 척추 분리증이 진행되어 척추 전방전위증의 상태까지 되지 않도록 관리를 해주어야 합니다. 제가 "허리 통증에 대하여, part II"에서 설명드렸던 부분입니다만 다시 한번 말씀드리겠습니다. 눕거나 일어날 때 허리 힘으로 일어나지 말고 꼭 돌아서 엎드린 자세에서 일어날 것, 잠에서 일어난 뒤에는 바로 허리를 숙여서 세수를 하거나 머리 감는 것은 가급적 피할 것, 서서 샤워를 하며 한꺼번에 머리를 감고 세수를 할 것, 바닥에 앉는 것보다는 가급적 의자에 앉아서 식사를 하거나 일을 할 것, 장시간 운전은 피하고, 어쩔 수 없이 장시간 운전을 해야 하는 일이 생긴다면 1시간마다 10분에서 15분씩 쉬면서 허리 근육을 쉬게 해 줄 것 등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하지 말아야 할 것은 기본이고, 뼈가 끊어져 있기에 실제로 약해져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도 있습니다. 척추뼈를 잡고 있는 인대와 근육 강화 운동을 통해서 척추 안정화를 시키는 노력입니다. 사실 척추 분리증은 우리가 인식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생기고 모르고 지내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질환이기에 근본적 치료를 요할 만큼 심한 경우 또한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비록 허리 통증이 있어서 검사를 했는데 척추 분리증으로 진단되었다 해도 허리 통증이 디스크 섬유륜 부분 파열의 문제일 수도 있으며, 후관절에 염증이 있을 수도 있고, 근육의 문제의 문제일 수도 있는데, 면밀히 따져보지 않고 척추 분리증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를 하는 것은 너무나 성급한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허리 통증이 생겨서 진료를 보았는데 척추 분리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하여 너무 낙심하지 마시고, 보존적 치료를 우선적으로 하고, 증상이 호전되었다면 앞으로 꾸준한 관리를 한다면 충분히 큰 문제없이 지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신경외과 척추 전문의 502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