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걸으면 다리가 저리고 아파서 쉬었다 가야 해요!
안녕하세요. 올바르고 정확한 척추 질환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신경외과 척추 전문의 502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디스크 질환과 함께 척추 질환의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척추관 협착증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잘못된 오해가 척추뼈와 척추뼈 사이에 디스크판이 닳아서 얇아지는 상태를 협착증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정확하게는 이러한 상태 자체는 퇴행성 디스크라고 합니다. 디스크가 닳아서 얇아지는 것이지요. 척추관 협착증이라는 것은 척추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 뼈사이의 길이 좁아지는 상태로 인하여 발생하는 증상을 말하는 것입니다. 물론 퇴행성 디스크가 심하게 진행이 되면 뼈와 뼈사이 공간이 좁아지기 때문에 그 공간으로 지나가는 신경근(신경뿌리)이 압박되므로 협착증이 있는 경우가 많긴 합니다. 그렇지만 퇴행성 디스크가 있다고 반드시 협착증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퇴행성 디스크 자체는 척추관 협착증과 같은 의미로 사용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그러면 척추 신경이 지나가는 길이 왜 좁아지는지는 걸까요? 척추 신경들이 지나가는 길은 갑작스럽게 좁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만성적인 변화를 겪으며 서서히 변해가는 것이지요. 척추 신경과 척추뼈 사이에는, 정확히는 척추 신경의 등 쪽 부분과 뒤쪽 뼈사이에는 황색인대라고 하는, 신경을 뒤에서 둘러싸고 있는 인대가 있습니다. 신경의 앞쪽에는 디스크와 척추뼈가 존재하지요. 디스크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만성 염증이 생기고, 이 염증으로 인하여 디스크 주변의 칼슘이 침착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디스크의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척추뼈의 뒤쪽에 있는 후관절 부위에 염증이 생기며, 이것이 진행되면 관절염이 심해져 관절이 커지는 현상이 생깁니다. 그리고 디스크와 후관절의 기능이 모두 떨어지기 때문에 신경 뒤쪽에 있는 황색인대가 건강한 척추에서보다 더 많은 일을 하게 됩니다. 마치 우리가 반복적인 손을 사용하면 손의 피부가 두꺼워져 굳은살이 생기는 것처럼 황색인대가 두꺼워지는 현상이 발생하게 되지요. 결국 디스크 주변에서 자라나 온, 정확히 말하자면 만성 염증으로 생긴 칼슘 결절과 두꺼워진 후관절, 그리고 두꺼워진 황색인대로 인하여 척추관 내부로 지나가는 신경이 압박을 받게 되는 이 상태를 척추관 협착증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척추관 협착증도 큰 척추 신경이 지나가는 중심관이 협착되는 중심관 척추 협착증과 작은 신경근이 지나가는 추간공이 협착되는 추간공 척추 협착증으로 나뉘게 됩니다. 추간공 척추 협착증의 경우에는 앞서 설명드린 심한 퇴행성 디스크로 인하여 척추뼈 사이 간격이 좁아지게 되면 발생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척추관 협착증의 증상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척추관 협착증에 있어서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 바로 제가 소제목에 적은 것입니다. 예전에는 한 번에 걸을 수 있었던 거리를 중간에 다리 저림이나 통증이 발생되어 쉬었다가야 하는 현상입니다. 이런 증상이 생기는 원리를 보면, 신경관이 협착되어 신경이 압박되어 있어도 움직이지 않으면 신경이 자극되지 않아 증상은 없는데, 걷다 보면 신경이 자극되어 신경통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전문적인 용어로 신경인성 파행(neurogenic claudication)이라고 합니다. 이외에도 척추관 협착증에서 흔한 증상은 엉덩이 통증, 다리에 쥐가 나는 현상 등입니다. 한편 제가 진료실에 많이 듣는 얘기 중의 하나가 "나는 허리가 아픈 게 아니라 엉덩이랑 다리가 아프고 저려서 왔는데 왜 허리 문제라고 하십니까"라고 하는 것입니다. 사실 척추관 협착증이 오래된 분들은 척추 관절 자체의 퇴행성 변화가 심해서 칼슘 침착과 인대, 근육의 강직으로 인하여 어느 정도 안정이 되어 허리 통증이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원인은 허리에서 왔지만 증상은 신경통으로 엉덩이, 다리로 간 것이지요. 그렇다면 척추관 협착증의 치료는 어떻게 할까요? 다른 치료와 마찬가지로 기본적인 약물, 물리치료, 주사, 시술, 수술등이 있지만 치료에 앞서서 한 가지를 설명드리겠습니다. 우리 인간의 몸은 갑작스러운 변화는 즉각적으로 느낄 수 있지만, 만성적으로 천천히 진행되는 변화는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성적으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는 첫 번째, 외부충격에 의하여 증상이 유발된 경우와 두 번째, 이미 진행될 대로 진행되어 심각해진 경우입니다. 척추관 협착증은 있었으나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외부 충격에 의하여 증상이 유발된 경우에 외부 충격이 저절로 회복되어 나을 만한 충분한 시간 동안 보존적 치료를 우선적으로 합니다. 약물 복용, 안정,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이지요. 사실 진행될 대로 진행되어 협착증 자체가 심각해진 경우에도 보존적 치료를 먼저 하긴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척추관 협착증은 만성적인 상태, 즉 나이가 들면서 대부분이 생기는 질환이기 때문에 무조건 수술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증상 조절만 된다면 계속 안고 가도 되는 문제입니다. 왜냐면 수술이라는 것도 정말로 방법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는 치료이기 때문이지요. 수술을 통해서 협착되어 있는 신경관 자체는 넓게 해 줄 수 있겠지만, 수술로 인한 우리 몸의 손상이 어떠한 식으로든 증상을 남기기 때문입니다. 물론 요즘에는 치료 기술의 발달로 내시경을 이용한 치료 방법이 대중적으로 시행되고 있기에 과거 절개를 통한 수술법에 비해서 적긴 합니다만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제가 진료를 하다 보면 아무리 열심히 수술은 이런 한계가 있다고 설명드린다 해도, 잔존 증상이 있더라도 수수를 원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마도 현실적인 문제들로 인해 빨리 낫고 싶다는 열망이 크기에 수술을 받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우리나라 의료보험 기준으로 보면 6주 이상의 보존적 치료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되는 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을 보험 적용을 해줍니다. 그러나 이 기준은 의료 보험상의 기준이며 절대적인 의료의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병원에서 보험이 되지 않는 치료를 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은 느끼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척추관 협착증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척추관 협착증이란 만성적인 변화의 과정에서 생기는 질환으로 아무래도 고령에서 이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증상과 소견, 그리고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치료가 행해져야 합니다. 지금까지 신경외과 척추전문의 502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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