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저려요
안녕하세요. 척추 질환에 대하여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려고 노력하는 신경외과 척추 전문의 502입니다. 오늘은 다양한 척추 질환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고, 또 많은 사람들이 병원에서 진단받는 허리 디스크 질환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허리 디스크 질환에는 퇴행성 디스크(degenerative disk disorder), 추간판 팽윤(disk bulging), 섬유륜 파열(annular tearing), 디스크 탈출증(disk herniation, 추간판 탈출증) 등이 있습니다. 물론 세균이나 바이러스, 결핵균 등에 의한 디스크 감염성 질환이나 전이암 등의 문제도 있지만, 이러한 질환들은 빈도 자체가 흔하지 않은 부분이기에 제외하도록 하겠습니다. 전에 제 글에서 자세히 척추의 해부학적 구조에 대해 다루었던 적이 있는데요, 간단하게 보면 척추는 크게 척추뼈와 척추뼈 사이에 큰 연골인 추간판, 즉 디스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디스크는 내부에 수핵과 이 수핵을 둘러싸고 있는 섬유륜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디스크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 디스크 질환입니다. 우리 몸의 모든 관절들은 손상이 되거나 마모가 되면 다시 재생이 되지 않는 1회 용품입니다. 따라서 반복적으로 오랫동안 사용하다가 보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지요. 어떠한 활동을 해도 허리 관절은 사용하게 되고, 계속 사용하다 보면 디스크 내부의 수핵에서 탈수 현상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렇게 디스크 내부에서 수분이 빠져나간 상태를 퇴행성 디스크라고 합니다. 척추뼈와 척추뼈사이에 쿠션과 관절 역할을 하게 되는 디스크에 수분이 빠져나가는 퇴행성 변화가 오게 되면 디스크가 뻣뻣해지고 이로 인하여 쿠션의 기능이 저하됩니다. 이러한 현상은 일반적으로 20대 초반부터 시작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20대, 30대에 허리 통증으로 MRI검사를 했는데 퇴행성 디스크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너무 낙심하시거나 놀라실 필요는 없습니다. 누구나 생기는 것입니다. 그리고 허리 통증의 원인이 퇴행성 디스크라도 단정 지을 필요도 없습니다. 사실 무작위로 MRI를 검사를 해보면 퇴행성 디스크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습니다. 퇴행성 디스크가 생겼다 하여 무조건 허리가 아픈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디스크의 기능이 떨어지는 퇴행성 디스크가 있어도 척추를 주변에서 잡아주고 있는 근육들이 건강하면 허리 통증은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코어 운동이 중요하다고 하는 것이지요. 다음으로는 디스크 팽윤입니다. 디스크 팽윤은 우리가 호떡을 만드는 상황을 상상해 보시면 됩니다. 호떡 반죽을 팬 위에 올리고 누르게 되면 동그랗던 반죽이 넓게 퍼지게 되지요? 디스크 팽윤이란 뼈와 뼈사이에 있는 디스크가 물리적인 힘에 의해 눌리면서 넓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전체적으로 넓어지기 하고 한쪽으로만 넓어지기도 하지요. 세 번째 질환은 섬유륜 파열입니다. 섬유륜은 수핵을 둘러싸고 있는 30-40겹의 단단한 섬유질 막입니다. 이것은 부분적으로 파열이 되는 경우도 있고 완전히 파열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퇴행성 디스크되면 뻣뻣하기 때문에 외부 물리적 자극에 유연성이 떨어져 파열될 가능성이 높겠습니다. 어깨 인대파열의 경우에는 수술을 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허리 디스크의 섬유륜은 부분 파열이든 완전 파열이든 수술을 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왜냐면 저절로 아물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실제로 너무 작은 구조라서 파열된 부분을 실로 꿰매거나 할 수도 없습니다. 섬유륜이 파열되게 되면 파열되면서 생기는 통증 자체와 파열로 인하여 생기는 염증반응으로 허리 통증이 발생합니다. 염증 물질로 인하여 신경 자극이 생기면 허리 통증뿐만 아니라 골반이나 다리, 발 등의 통증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섬유륜의 파열은 소염진통제 처방과 안정만으로 충분히 치료가 될 수 있지만, 통증이 극심하거나 혹은 빠른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주사치료나 시술등을 받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추간판 탈출증입니다. 사실 추간판 탈출증은 섬유륜 파열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디스크는 단면 구조는 가운데 수핵을 외부 섬유륜이 둘러싸고 있는 타원형입니다. 섬유륜이 부분적으로 파열이 되었다고 가정해 봅시다. 섬유륜 파열이 되어 허리 통증이 생겼는데 별문제 아니라 여기고 허리를 계속해서 사용하게 되면 이것이 완전 파열로 진행될 수도 있고, 완전 파열이 진행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약해진 섬유륜 방향으로 수핵과 섬유륜 막이 같이 밀려 나올 수가 있습니다. 만약에 완전 파열이 된 상태에서 조차 관리가 안되면 내분의 수핵이 섬유륜 바깥으로 흘러나오게 되겠지요. 수핵과 섬유륜이 같이 나오든, 아니면 섬유륜이 완전히 파열되어 수핵이 흘러나오든, 어쨌든 이러한 경우를 디스크 탈출증이라고 합니다. 사실 정밀하게 구분을 하자면 섬유륜이 완전히 파열되지 않고 약해진 틈으로 섬유륜과 수핵이 같이 밀려 나오는 것은 디스크 돌출이라 하고 섬유륜이 완전히 파열되어 내부의 수핵이 흘러나오는 경우를 진정한 디스크 탈출증(수핵 탈출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퇴행성 디스크나 섬유륜 파열과는 다르게 디스크 탈출증의 경우에는 디스크에 의하여 신경압박이 되는 경우도 있기에 단순 허리 통증뿐만 아니라 골반, 허벅지, 종아리, 발 등의 저림, 통증, 이상감각, 심한 경우에는 대소변 장애나 하지 마비 현상까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허리 척추 부위 안쪽으로 지나가는 신경은 허리 아래쪽의 감각과 운동을 담당하는 신경이기 때문이지요. 디스크 탈출증의 경우에는 통증이나 신경압박 정도에 따라 단순히 약물 복용 및 안정을 통해서 해결되는 경우부터 수술까지 그 치료의 경우가 광범위합니다. 단순히 디스크 파열은 시술이나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오해를 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모든 치료는 환자 증상 상태와 정밀 검사 소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해야 합니다. 오늘 마지막으로 설명드릴 부분은 디스크 내부에는 혈관이 없다는 것입니다. 디스크 내부 자체에 혈관이 없어서 주변의 척추뼈나 디스크 외부의 작은 혈관들로부터 혈액 공급을 받게 됩니다. 여러분은 흡연이 혈관에 좋지 않다는 얘기는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특히 작은 혈관의 혈액 순환 장애를 일으키게 되지요. 디스크는 내부의 혈관이 없고 주변 혈관들마저 아주 작은 혈관들이기에 흡연이 디스크의 퇴행성 변화를 가속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척추를 생각한다면 금연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시지요? 오늘은 디스크 질환의 종류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보았습니다. 다음에 또 유익한 정보로 글을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신경외과 척추전문의 502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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