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의 마흔 수업을 읽고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는 당신을 위한 (나를 위한)

책을 너무 읽지 않는 사람은 문제다. 

본인 만의 사고방식, 본인 만의 생활 방식이 옳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책 한 권을 읽고 마치 그 책이 절대적인 진리인 것처럼 받아들이는 것도 문제다.

세상에 절대적인 정답이라는 것은 없고, 모든 것이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나는 어떤 책을 읽어도 내 상황이랑 비슷하다고 생각하고

어떤 책을 읽어도 맞는 말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할까.

 

불완전하기 때문인 건가.

 

사실 이 책을 집어든 이유는 "김미경"이라는 사람의 네임 밸류와

"마흔"이라는 단어에 끌려서였다.

 

40대를 시작해서 이미 보내고 있는 나에게 이 책은 위로가 되었다.

 

모든 것이 끝난 것과 같은 절망스러운 나의 마음에 위안이 되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무엇인가 시작해 볼 수 있는 힘이 되었다.

 

 

나의 마흔

 

나에게 있어 나의 일은 정말로 중요하다. 

나의 조그마한 힘듦도 죽을 것 같이 힘들고

나에게 일어나는 일은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일어날까 하는 생각이 들고

이렇게 힘든 상황이 되면 과연 이 터널은 언제 지나가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라는 것이 생긴다.

 

마치 지금까지 내가 노력한 것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 버리고

지금까지의 노력이 헛되게 느껴지고

남들과 비교하는 가운데서 더욱더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 같은 느낌.

사실 많은 사람들이 느낄 감정들이지만,

이러한 상황이 되면 마치 "나만"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책에서 여러 가지가 공감이 되었지만, 

나도 그렇다고 평소에 생각하고 있었으며

가장 공감이 되었던 부분.

 

 

남과의 비교

 

이것이 나를 불행하게 만드는 큰 요소라는 것이다.

 

아래를 보면 내가 이만큼 올라온 것 같지만,

위를 올려다보면 또 끝이 없는 것 같다.

 

인간은 욕심이 많은 존재인 것 같다.

그래서 항상 위를 올려다보고 사는 게 아닐까.

 

나도 친구들을 만나서 근황 얘기를 하거나

혹은 이런저런 선후배들의 근황 얘기를 듣게 된다.

 

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그렇게 잘 살고 있지?

라며 생각하지만.

사실 나도 남들과 얘기를 할 때 나의 잘 되고 있는 부분만 말한다.

힘든 부분은 얘기를 하지 않는다.

모두 그런 게 아닐까?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남의 최상과 본인의 최하를 비교를 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왜 이럴까" 라며.

 

부러워하는 건 10분만 하기로.

 

사십춘기

예전에는 농담으로 사십춘기라는 말을 했었는데.

정말 내 피부로 느끼기에, 그리고 내가 생각하기에

마흔이라는 나이는 많이 흔들리는 나이인 것 같다.

 

20대부터 30대까지 정신없이 살아왔는데,

40대가 되고 나면 무엇인가 이루어져 있을 줄 알았는데,

아무것도 이루어진 것은 없다.

 

남들은 잘 살고 있는 것 같은데

오히려 통장에 늘어나는 대출 잔고와

이전과는 다른 내 몸의 변화를 느끼게 된다.

사춘기 때는 성장으로 인한 몸의 변화를 느낀다면

40대 때부터는 노화로 인한 기능 상실이 피부로 느껴지는 시기이다.

 

예전에는 피부에 뭐라도 나면 금방금방 없어졌는데..

예전에 운동하다 다쳐도 금방 나았는데..

예전에는 여기가 아프지 않았는데..

 

진료를 해도 그렇다.

이 나이 때 혹은 이 이상의 나이 분들이 오시면

많이 하는 말 중에 하나가

"예전엔 이렇게 안 아팠는데"

 

몸에 문제가 생기니 마음도 약해진다.

거기에 해 놓은 일은 없는 것 같다.

 

당신은 잘못 살지 않았다
지금껏 성실히 잘 살아온 나를 의심하지 말자

 

그래 나 열심히 살았다.

정말 열심히 살았다.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살았다.

그 시간이 결코 헛되이 보낸 시간이 아니다.

 

그 시간을 보냈기에

 

지금의 "나"라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마흔인데 이룬 게 없다고? 정상입니다.

100세 시대 100세 시대 하지만,

정작 나는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마치 60대가 되면 끝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조급한가 보다.

100세 시대라고 하면 

40대는 시작이고

60대가 되어야 무엇인가 이룬 게 있어야 하는 것인데.

 

결국은 마음먹기이고

나의 변화가 필요한 것이다.

 

 

애쓰지 않으면 삶이 멈춘다.

 

나의 몸의 변화를

주변 환경의 변화를

기술의 발전을

세대의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

 

대학을 들어가서 지금까지 해온 일이 이것뿐인데

다른 일은 또 어떻게 하라고.

 

지금까지 이렇게 힘든 일도 했는데

왜 다른 일은 못하겠는가.

힘들게 의대에 들어가서 

힘들게 인턴, 레지던트 하고

또 힘들게 일했는데.

 

어떤 일을 못하겠는가.

 

어떠한 것도 한 번에 되는 것은 없다.

 

나의 40대 남은 날과

50대, 60대의 나를 위하여

지금을 투자하자.

 

 

 

도전하고 싶지만 너무 늦은 것 같은

나의 마흔은 매일 나아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