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가 파열되면 수술을 해야 한다?
안녕하세요. 올바르고 정확한 척추 질환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신경외과 척추 전문의 502입니다. 어떠한 질환의 치료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정확한 진단입니다. 진단이 나오면 그에 따른 적절한 치료 방법들이 선택이 되어야 하겠지요. 디스크가 파열되었다 해서 무조건 수술을 하는 건 아니라고 다른 글에서 설명드린 적이 있습니다. 치료는 환자의 증상과 각종 검사 소견을 종합하여 결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아무리 통증이 심해도 수술할만한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비수술적 치료를 해서 나을 수 있는 것이고, 증상도 심하고 검사 소견도 심하면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이지요. 무엇보다도 고민되는 상황은 증상은 심하지 않은데 검사 소견이 아주 좋지 않게 나온 경우입니다. 이 경우는 워낙 다양한 경우들이 있어 글에서 설명드리기에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한 증상의 심한 정도라는 부분에는 워낙에 개인차가 커서 증상의 정도를 분류하는 명확한 기준도 없습니다. 물론 통증의 정도를 수치화하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예를 들어, 어떤 사람 둘이 칼에 손을 베었다고 가정해 봅시다. 한 사람은 크게 통증 호소를 안 할 수 있겠지만, 반대로 다른 사람은 극심한 통증을 호소할 수도 있겠지요. 통증에 대한 민감도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에서 어떤 경우에는 어떠한 치료를 해야 한다라고 칼같이 설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많은 의사들이 수술에 대해 동의하는 경우는 분명히 있습니다. 그 경우에는, 첫 번째 근육 마비 현상이 있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수술을 통해 눌려있는 신경을 풀어줘야 마비 현상이 좋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흔히 마비가 되었다고 표현하는 분들 중에서 감각이 떨어져 남의 살 같이 되는 것을 마비라고 표현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정확하게는 움직임에 있어서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마비라고 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대, 소변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도 심한 신경압박으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수술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참지 못할 통증(intractable pain)이라는 것입니다. 이런저런 치료를 해도 통증 조절이 되지 않고 이로 인해 일상생활을 전혀 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면 당연히 수술을 해서라도 해결을 해야겠지요. 이런 경우들을 제외하고는 치료 기준이 명확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병원에서 어떤 의사 선생님을 만났는지가 중요한 문제겠지요. 어쨌든 병원에서 척추를 진료하는 의사분들이 디스크가 찢어졌다, 파열되었다 하고 진단을 내려주신다면 위의 증상들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것입니다. 만일 위에 열거한 세 가지 경우가 아닌 이상에야 수술까지 필요한 경우는 드뭅니다. 그렇다면 수술을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치료를 해야 하는 것일까요? 수술이 아닌 모든 치료 방법을 비수술 치료 방법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흔히 "비수술치료=척추시술"이라고 생각하지만 척추 시술만이 비수술 치료는 아닙니다. 간단하게 약을 먹으면서 물리치료를 하고 운동을 하는 경우도 비수술 치료법의 일환이고, 주사를 맞거나 도수 치료를 받는 것도 비수술 치료 방법입니다. 주사치료법은 근육 강직을 풀어주기 위해서 근육주사를 맞는 방법이 있고, 직접 디스크 주변의 염증을 조절하기 위한 신경차단술이라는 주사방법이 있습니다. 신경차단술이라는 주사 명칭에서 혹시나 신경을 차단하는 것이 아닌지 걱정을 하는 분들이 있는데요, 이것은 단순히 디스크 주변의 염증 조절을 하는 치료 방법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되겠습니다. 하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아무래도 시술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디스크 치료에 있어서 크게 두 가지 치료법이 있습니다. 한 가지는 경피적 경막외 신경성형술이라는 치료 방법입니다. 이는 국소적으로 맞는 신경차단술에 비해서 직접적으로 카테터를 이용하여 파열된 디스크 및 그 주변부로 위치를 한 뒤 고용량의 약물 치료를 하는 방법이라 더욱 효과가 강력하고 빠른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치료 방법은 허리 디스크의 경우에는 엎드린 상태에서 꼬리뼈부위를 깨끗하게 소독을 한 뒤, 국소마취주사를 이용하여 바늘이 들어갈 부분의 피부 마취를 합니다. 그리고 굵은 바늘을 삽입한 뒤 바늘 속으로 얇은 카테터라고 불리는 관을 넣어서 우리가 목표하는 지점까지 x-ray를 보면서 신경을 거슬러 올라가 관을 위치시켜 주는 것입니다. 그런 후 신경의 유착을 풀어주고 고용량의 약물을 주입하게 됩니다. 이 약물에는 소량의 스테로이드가 포함되는데, 이는 신경과 디스크 주변의 염증을 가라앉히고 부종을 가라앉히기 위합니다. 목디스크의 신경성형술 치료법도 유사합니다. 차이점은 엎드린 상태에서 목 뒤로 바늘을 넣어 바늘을 통해 카테터를 삽입한 다는 점이지요. 치료가 간단하고 전신 마취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손쉽게 치료받을 수 있고 고령의 환자들도 쉽게 치료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단점은 아무래도 보험이 안 되는 비보험(비급여) 치료 방법이라 본인 부담금이 크다는 단점이 있고, 숙련되지 못한 치료자의 경우 신경 손상이나 신경막 천공과 같은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시술법은 경피적 고주파 수핵 감압술이라 불리는 치료입니다. 치료법 이름 그대로 고주파(radiofrequecy)라는 열전기 에너지를 이용하여 수핵의 압력을 줄여주는 치료입니다. 추간판 팽윤으로 인한 허리 통증이나 방사통이 있는 경우에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추간판 탈출증의 경우에도 신경을 압박하는 디스크의 압력을 줄여주어 요통이나 방사통을 줄여줄 수 있습니다. 단, 섬유륜이 완전히 파열되어 수핵이 흘러나와 있는 경우에는 치료 효과를 보장할 수 없습니다. 한마디로 완전히 파열되지 않은 추간판 질환에 있어서 사용할 수 있는 치료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시술 방법은 요추의 경우에는 엎드린 상태로, 경추의 경우에는 바로 누운 상태에서 시술을 준비합니다. 국소마취주사를 이용하여 피부 마취를 한 뒤에 x-ray를 보면서 바늘을 디스크 안쪽으로 삽입하게 됩니다. 디스크 한마디 당 요추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한 개 또는 두 개의 바늘을 이용하며, 경추의 경우에는 한 개의 바늘만을 이용합니다. 바늘을 삽입한 뒤 연결된 고주파 발생 장치(generator)와 연결하여 고주파 에너지로 바늘을 통하여 디스크를 치료하게 됩니다. 이 치료도 신경성형술과 마찬가지로 전신 마취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 치료가 간단하다는 점,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단점으로는 이 치료법도 비급여 치료 방법으로 비용이 비싸다는 점과 숙련되지 않은 치료자의 경우 신경 손상, 경추 시술의 경우 혈관 손상의 위험성, 식도 천공 위험성 등이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진료 현장에서 시술을 정말 간단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료는 간단하지만 수술처럼 절개를 하고 확실하게 구조물을 보면서 하는 것이 아니라, x-ray와 자신의 경험에 의지하여하는 치료 방법이기 때문에 숙련되지 않은 경우에는 문제가 생길 위험성이 다소 높습니다. 따라서 치료에 있어서는 치료자와 충분한 면담 및 심사 숙고하여 치료를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척추 치료에 있어서 비수술 치료법, 그중에서도 시술에 대해 조금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신경외과 척추전문의 502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