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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 결핵

by NSDR_Phy502 2023.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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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은 폐에 걸리는 병이 아닌가요?

안녕하세요. 올바르고 정확한 척추 질환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신경외과 척추전문의 502입니다. 아마도 저의 초등학교 시절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결핵 환자 치료를 위한 모금 마련으로 대한 결핵 협회에서 크리스마스 씰이라는 것을 각 학교를 통해 판매를 했고 저도 구매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요즘은 과거보다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발전하여 선진국 반열에 올라 결핵의 발생률이 줄어들고 있지만, 30년 전 제가 어린 시절의 대한민국은 개발도상국가였고 당시 위생 관리에 대한 개념이 부족한 시기이기에 결핵 감염률도 높았던 시기였습니다. 결핵(tuberculosis)이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폐결핵(pulmonary tuberculosis)을 생각합니다. 그러나 결핵 질환을 일으키는 결핵균(Mycobacterium)은 뇌, 척추, 사지 관절, 폐, 신장, 장 등등 우리 몸 전신의 어느 곳이나 침범하여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개발도상국가에서는 면역 체계(immune system)가 아직 발달되지 않은 소아의 결핵이 많고, 서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후천성 면역 결핍증(AIDS)과 장기 이식 등의 면역이 저하된 상태에서 감염이 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결핵균에 감염이 된다고 하여 무조건 증상이 발생하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결핵균이 우리 몸에 감염이 되어도 면역력에 의하여 억제되고 있어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전파력이 없는 상태를 비활동성 결핵(inactive tuberculosis)이라고 하며, 면역계의 기능이 제대로 발달되지 않았거나 또는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결핵균이 문제를 일으키는 상태를 활동성 결핵(active tuberculosis)이라고 합니다. 비활동성 결핵과는 달리 활동성 결핵은 다른 사람에게 전파력이 있기 때문에 일정 기간의 격리가 필요하며 즉시 항결핵제 치료가 필요한 상태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결핵균에 감염이 되어도 대부분의 사람은 평생 동안 무증상으로 지내는 경우가 많고 10% 정도만이 결핵 환자가 됩니다. 활동성 결핵의 10% 정도가 골격계(skeletal system)를 침범하는데 이중의 절반 정도가 척추에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척추 결핵(spinal tuberculosis)은 대개 다른 장기로부터 혈액을 통하여 파급되는 경우가 많은데, 대 부분에 있어서는 폐결핵에서 오는 것이며 그다음이 신장 결핵(renal tuberculosis)입니다. 이렇게 척추 결핵은 혈액을 통한 혈행성 감염(hematogenous infection)이기에 감염 초기에는 주로 척추체의 감염을 일으키게 되고 혈관이 없는 추간판에는 감염이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척추 결핵은 흔히 결핵성 척추염이라고 말을 합니다. 그러나 질환이 진행되면 결국에는 추간판도 결핵으로 인한 감염이 생기게 되어 구조가 파괴되게 됩니다. 결핵으로 인하여 척추염이 발생하면 척추체가 파괴되고 척추 주위에 농양(pus, 고름)을 형성하게 되며 결과적으로 척추 후만 변형(kyphotic change)이 뒤따르게 됩니다. 척추 결핵의 경우에는 세균성 척추염(pyogenic spondylitis, 화농성 척추염)과 다르게 심한 발열이나 극심한 국소적 통증(local tenderness), 발적(redness) 등이 거의 없고, 질병이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농양을 형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듯 뚜렷하지 않은 임상 증상을 가지고 있고 진행이 느리기 때문에 증상이 발현되어 발견될 당시에는 척추체가 무너지고, 무너진 척추체나 농양에 의한 신경압박과 신경압박에 따르는 증상으로 내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나 하반신 근력 약화나 마비 증상을 주로 호소합니다. 척추 결핵은 대다수가 폐결핵에서 오기에 폐가 위치하고 있는 흉추 부위에 많이 발생합니다. 경추나 요추는 정상적으로 거북목의 반대 형태인 전만(lordotic curve)을 이루고 있으나  흉추의 경우에는 그 반대인 후만(kyphotic curve)을 이루고 있기에 척추 결핵이 발생하여 척추체가 무너지게 되면 쉽게 흉수(thoracic spinal cord)를 압박하게 됩니다. 또한 경추부 척수(cervical spinal cord, 경수)나 요추부 신경들과 비교하여 흉수의 경우에는 척수에 대한 혈액 공급이 적은 부분이기 때문에 압박을 받게 되는 경우 쉽게 손상이 되며, 그로 인한 하반신 근력저하 또는 마비 증세, 대 소변 기능 이상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척추 결핵이 개발도상국가들에 있어서 외상을 제외한 비외상성 하지 마비의 가장 흔한 원인이기도 합니다. 사실 어떤 질환이든지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치료에 있어서 중요한데, 척추 결핵은 초기에 뚜렷한 임상 증상이 없다는 것이 진단하는데 어려운 점입니다. 그나마 의심할 수 있는 대표적인 세 가지 증상(triad)이 체중감소, 발열, 피로감입니다. 이유 없이 체중이 줄어들거나, 지속적인 피로감이 생기고, 밤에만 주로 열이 나는 양상을 보인다면 혹시나 하는 생각에 결핵 감염에 대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척추 결핵은 결핵균 배양 검사와 척추 MRI 검사를 통해서 진단을 하게 되는데, MRI 소견은 척추 종양이나 세균성 척추염과 감별이 필요합니다. 척추 결핵의 치료는 수술 여부와 관계없이 항결핵제 약물 요법이 기본입니다. 일반적으로 폐결핵은 6개월 정도의 치료가 기본이라면 척추 결핵의 경우에는 최소 9개월 이상의 항결핵제 복용이 필요합니다. 심한 신경 압박이 있어도 무너진 척추체에 의하여 직접적으로 척수가 압박되는 상황이 아니라 농양에 의하여 압박이 되는 상황이며 신경학적 결손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에는 항결핵제 약물 만으로도 좋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신경학적 결손이 뚜렷한 경우, 척추체에 의하여 척수가 압박되며 척추 후만증이 진행되는 상황,  결핵균 배양 검사와 척추 MRI 상에서 확실한 진단이 되지 않은 경우 등에는 조기 수술을 동반한 약물 치료가 더 예후가 좋습니다. 수술의 기본적인 목적은 신경 감압, 감염 병소의 제거, 그리고 고정을 통한 안정화입니다. 수술 후 신경학적 회복은 수술 전 마비의 기간과 정도에 비례합니다. 척추 결핵은 과거에 비하여 줄어들고는 있으나 조기 진단과 그에 따른 적절한 치료가 되지 않으면 하반신 마비와 같은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질환입니다. 이 글이 조금이나마 의심을 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신경외과 척추전문의 502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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