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체 성형술 VS 척추 나사못 고정술
안녕하세요. 올바르고 정확한 척추 질환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신경외과 척추전문의 502입니다. 요즈음 날이 정말로 많이 덥습니다. 이것이 일시적인 기온 이상일지 아니면 지구 온난화에 따른 변화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아파하는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 아프다고 하면 어떻게 낫게 해주어야할까 반사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저의 직업적 소명이지만, 그 대상이 사람이 아니라서 다소 어렵긴 합니다. 오늘은 지난번에 한번 다루었던 척추 압박 골절에 있어서의 치료법에 대해 설명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척추 압박 골절이라는 것은 쉽게 말해 척추뼈가 주저 앉은 형태의 골절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뼈가 주저 앉았는데 과연 어떠한 치료법이 있을까요? 간단하게 하는 골절 시술법과 보다 복잡한 수술이 있습니다. 먼저 시술법으로 치료를 할 것인지, 아니면 수술이 필요한 상황인지 구분을 해주어야 합니다. 치료의 방향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고려 할 첫 번째는 척추뼈의 압박률이고, 두 번째는 척추뼈를 뒤에서 잡아주고 있는 인대가 끊어졌는지 유무 입니다. 압박률이 심하지 않거나 혹은 뒤쪽에서 뼈를 잡아주고 있는 인대가 끊어지지 않고 온전하다면 일반적으로 시술을 하게 됩니다. 정확한 시술명은 경피적 척추체 성형술(percutaneous vertebroplasty, PVP)입니다. 이 치료는 우리나라 치료 분류상으로는 척추 수술에 속하지만 절개를 하지 않고 바늘을 이용하는 치료이기에 시술이라고 표현을 하는 것이 맞습니다. 치료 방법은 환자가 업드린 상태에서 해당 부분의 피부 소독을 깨끗히 한 후에 x-ray를 보며 골절된 뼈를 찾아서 바늘이 들어갈 부분을 체크합니다. 그리고 바늘이 들어갈 부분에 국소마취제를 이용하여 피부마취를 한 뒤, x-ray를 다시 보면서 양측 척추뼈의 척추경 부분을 통하여 2개의 바늘을 실시간으로 삽입하게 됩니다. 바늘이 삽입된 뒤에는 x-ray를 보며 준비한 의료용 시멘트(bone cement) 반죽을 주입합니다. 5분에서 10분 정도 지나면 주입한 시멘트가 굳게 되고, 바늘을 제거한 뒤 시술을 종료하게 됩니다. 치료자의 숙련도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15분에서 30분 정도 시간이 소요됩니다. 이 시술을 통하여 통증이 호전되는 원리는 시멘트가 들어가서 골절되어 있는 뼈를 단단하게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한가지와 시멘트가 굳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이 통증을 느끼는 감각 신경을 무디게 하는 것 입니다. 척추 압박 골절에 대한 척추체 성형술 치료는 전신 마취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 절개를 하지 않는 다는 점에서 척추 압박 골절이 흔한 고령의 환자분들도 간단하게 받을 수 있는 치료 입니다. 그런데 치료자 입장에서 이 치료를 할 때 주의할 점은 시멘트 누출과 신경 손상의 문제입니다. 골절된 뼈이기에 시멘트가 약간씩 새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지만, 신경이나 혈관쪽으로 많은 양의 시멘트가 누출이되면 신경 압박이나 색전증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바늘을 삽입하는 과정에서 바늘이 올바른 위치로 들어가지 않게되면 신경이 손상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예전에 비수술 치료 글에서 한번 말씀드렸지만 척추 비수술 치료는 x-ray를 보며 내부의 구조를 머리로 예상해가며 하는 치료입니다. 많은 치료 경험이 있을수록 아무래도 이러한 부작용의 가능성을 낮출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간단한 척추체 성형술로 모든 골절이 치료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안타깝게도 척추체 압박률이 심하거나 혹은 척추체가 골절되며 척추뼈를 뒤에서 잡아주고 있는 인대가 같이 손상이 된다면 수술이 필요합니다. 몸의 어느 부분이나 마찬가지이겠지만 골절 치료의 원칙은 핀 혹은 나사못(screw)을 이용한 고정입니다. 척추뼈는 무게를 지탱하는 우리 몸의 축이기 때문에 골절된 부분에만 핀을 고정해서는 골절이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없습니다. 골절된 뼈 위와 아래 정상적인 뼈들에 나사못을 박고 그 나사못을 연결해주어 골절된 부분이 움직이지 않게 고정해 주어야 합니다. 말로만 하면 이렇게 간단하지만 치료의 과정을 보자면, 우선은 전신 마취가 필요합니다. 전신 마취 후, 환자를 업드린 자세, 전문적인 용어로 복와위 자세(prone position)를 취한 뒤 골절이 있는 주변 부 피부 소독을 넓게 합니다. 그런 다음 크게 피부 절개를 하고 척추뼈 주변의 인대와 근육들은 뼈에서 떼어 내주는 박리 작업을 합니다. 척추뼈가 완전히 노출되면 x-ray를 보면서 나사못을 삽입하고 나사못 끼리 지지대(rod)를 이용하여 연결해 줍니다. 이후 세척을 하고 박리해 놓은 근육과 인대, 피부를 봉합한 뒤 수술을 종결하게 됩니다. 요즘에는 이러한 골절 수술의 경우에는 크게 절개를 하지 않고 나사못이 들어갈 부분에만 여러개의 구멍을 뚫어서 수술을 하는 최소 침습 수술 방법(minimally invasive spine surgery, MISS)이 주로 사용됩니다. 나사못을 고정해서 하는, 전문적인 용어로 척추 후방 고정 수술의 장점은 확실게 고정이 된다는 것 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수술이라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하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단점은 많습니다. 근육 손상, 인대 손상, 전신 마취로 인한 폐 합병증 가능성, 신경손상의 위험성, 나사못이 적절한 위치에 들어가지 않은 경우 재수술 필요, 고정된 부분의 관절 범위 저하 등등 입니다. 피할 수 있다면 수술은 피하는게 상책입니다. 척추 압박 골절이 되었을 때, 시술이나 수술을 받았다해서 끝난 것은 아닙니다. 2개월에서 3개월 간의 보조기 착용이 필요하며, 골다공이 있는 경우에는 골다공증 치료를 병행해야만 합니다. 이 기간 동안에도 단순 안정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근력이 저하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운동을 해주어야 하며, 주기적인 x-ray 촬영을 통해 치료한 부분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지 체크를 해주어야합니다. 뼈가 안정되어 보조기를 푼 뒤에는 더욱 적극적인 운동을 해야합니다. 예를 들어 발목 인대를 다쳐서 깁스를 했던 경우를 보세요. 2-3주 뒤에 깁스를 제거하면 그쪽 다리가 근육이 많이 감소해 있던 경험을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해 보셨을 겁니다. 그 짧은 2-3주 만에도 근육 감소가 그렇게나 되는데 2-3개월간 보조기 착용을 하면 당연히 허리 근육이 많이 약해지겠지요. 그렇기에 수술 이후 재활이 정말로 중요한 것입니다. 항상 제가 강조하는 부분이지만 문제가 생기고 나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너무나 어렵습니다.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조심하고 예방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이지요. 제 환자 분중에 집 문이 잠겨 있다고 담을 넘어서 뛰어 내리다가 발목 골절과 척추 골절이 되어 수술을 했던 경우도 있고, 제 지인 중에서도 베란다 문이 잠겨 있어서 2층에서 뛰어내려서 발목 골절이 된 분도 있습니다. 물론 내가 조심한다고 해서 항상 다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괜찮을 것 같아 보이는 상황에서도 항상 조심해야합니다. 아무쪼록 예방에 힘써서 큰 수술까지 받는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 잘 하세요. 지금까지 신경외과 척추전문의 502였습니다.